김용갑 “CEO 대통령의 한계” 직격탄      
                                                                   
  12년간의 ‘원조보수’ 정치생활…자서전 ‘굿바이 여의도’에 담아 출간



                                                   2008년 04월 29일 (화) 18: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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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갑 의원은 12년간의 정치인생을 담은 자서전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를 비판했다.


정치은퇴를 선언하면서 18대 총선에 불출마한 ‘원조보수’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자신의 정치인생을 회고한 ‘굿바이 여의도’라는 책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한계를 지적하는 등 각종 쓴소리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다른 의원들 18대 총선에서 선거운동하고 있을 때 국회의원 12년 정치를 정리하는 글을 썼다”며 “이 책은 내가 원조 보수주의자로 살아온 이력을 증언하고, 왜 그 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자를 자처하고 나섰는지에 대한 담담한 기록”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책에서 이 대통령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과유불급이라는 고사성어가 불현듯 떠오른다”며 “당선 후 지금까지 인수위 논란, 내각인사 혼란, 공천 실패 등을 거친 이 대통령을 보면 CEO 대통령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기업의 미덕이라는 것은 CEO의 생각대로 일사분란하게 밀어 붙여서 단기에 이윤을 창출하는 것인 반면, 한 나라의 대통령은 더디 가더라도 전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가야 한다”며 “단기에 성과를 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성공한 CEO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혹독한 체질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며 “앞으로 걱정 반 기대 반”이라고 했다.

◆ “박근혜, 이제는 더 강해져야”

‘친박근혜’ 인사로 분류되는 김 의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해 용기를 북돋아주며 애정을 표했다.

그는 2004년 자신이 처음으로 ‘호박(好朴)’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박 전 대표와 관련된 기억을 더듬었다.

김 의원은 “해외 국감 차 함께 여행을 하게 됐는데, 모든 일정을 계획한대로 소화하자는 그녀의 주장에 따라갈 수밖에 없었고,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화장에서 머리 손질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더 걸릴 텐데도 불구하고 항상 남보다 먼저 일정에 참석하는 성실성을 보여줬다”며 박 전 대표의 성실성을 추켜세웠다. 

이어 박 전 대표를 둘러싼 정치환경을 우려하면서 “최근 박근혜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향후 그녀의 입지와 정치 생명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향후 그녀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원칙을 위한 원칙이 아니라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원칙과 때로는 강한 승부수가 절실하다”며 “박근혜 그녀는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제는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친이계에 대해서는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원조보수답게 민중당 출신 이재오 의원에게 당권이나 대권의 꿈을 접으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인간적으로 이재오 의원을 좋아한다”면서도 “이 대통령의 초실세인 이재오 의원이지만 과거 민중당 경력을 가진 그가 무리하게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대표나 차기대통령까지 구상을 한다고 하면 국민이 수용하기 어렵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의원은 또 “이 의원이 보다 겸허하게 이번 총선 결과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며 “성급하게 정치적 제스처를 또 다시 취하려 한다면 큰 낭패가 우려되고 이 대통령이 향후 정국을 풀어나가는 데에도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결과와 관련 김 의원은 이재오 의원과 이 대통령을 동시에 겨냥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에 과반을 줬지만, 내용면에서 측근 실세들을 낙마시킴으로써 원칙도 기준도 모호했던 이번 공천파동에 대해 이 대통령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6·29선언은 대통령의 통치행위”

김 의원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현직에 있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그리 호의적인 기억이 별로 없지만 고향마을 사람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세상사를 나누는 모습에는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선 1987년 6,29 선언 당시를 회고하면서 “1987년 6·10 항쟁 등으로 긴박했던 시국 상황 속에서 시위대 한복판에서 최루탄 가스로 범벅이 되면서 도출한 시국 수습 방안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며 “6·29 선언은 6·10 항쟁에 항복한 것이 아니라 당시 비상시국을 해결하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통치행위였다고 봤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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