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오가사와라 스윙 닮고 싶다"


스포츠조선 2007-03-26 12:27


   이승엽 : 니, 오늘 나가나?
 오가사와라 : 나간다.
 이승엽 : 힘들어 죽겠다. 두 번씩만 치고 빠지자.
 오가사와라 : 그게 우리 맘대로 되나.
 이승엽 : 하긴 그렇쟤...

 
  요미우리 이승엽이 며칠 전 야쿠르트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도쿄 진구 구장에서 팀 동료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와 나눈 대화였다. 이승엽이 알려준 내용이다. 물론 일본말로 이뤄졌다.

 이승엽은 "오가사와라가 세 살 많은 형인데, 이런저런 대화 나누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가사와라는 1m78, 84㎏의 체격. "실제 눈으로 보니 홈런 타자로 보기엔 왜소한 느낌이다"라고 했더니 이승엽은 "아닙니다. 벗겨 보면 근육질이에요. 몸 죽입니다"라며 웃었다. 이승엽은 이어 "오가사와라의 스윙은 특별하거든요. 다른 선수들과 달라요. 그 스윙을 꼭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오가사와라는 일본 내에서도 일가를 이룬 스윙으로 정평 나 있다. 특히 테이크백 이후 방망이가 나오는 과정에서 자신의 예상과 다른 코스로 공이 들어올 경우 배트 궤적을 순간적으로 바꾸는 능력이 있다. 주니치의 후쿠도메도 이 같은 스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순간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지난 겨울 마운드에 뚜렷한 보강이 없었던 요미우리가 올시즌 우승을 위해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는 게 바로 오가사와라-이승엽으로 이어지는 OL포. 오가사와라와 이승엽이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지난 25일 시범경기 최종전인 히로시마와의 경기에서 이승엽은 7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히로시마가 3번 오가사와라를 고의 4구로 피해 만루 작전을 썼는데 4번 이승엽은 히로시마 왼손투수 가와우치를 상대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교체된 직후 이승엽은 덕아웃에서 오가사와라와 40분이나 얘기를 나눴다. 26일자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오가사와라는 "잡담이야, 잡담"이라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산케이스포츠는 '이승엽이 좌투수 상대 통산 타율이 3할1푼8리인 오가사와라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전했다.

 산케이스포츠에 따르면 이승엽은 이날 삼진에 대해 "(굴욕을) 기억하겠고, 시즌 때에는 반드시 치고 싶다"며 "타격폼에 대해 몰랐던 점과 알고 있었지만 잊었던 부분을 깨닫게 됐다"고 했다.
<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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