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요타케 단장 ″이승엽, 요미우리맨으로 남아 달라″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기요타케 히데토시 단장은 "이승엽이 계속 우리 구단의 인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며 시즌 후 이승엽을 붙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요타케 단장은 2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승엽이 지금처럼 시즌 끝까지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면 잡을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당연하다. 이승엽의 의견(메이저리그 진출)을 존중하는 것도 당연하나 이승엽이 우리 구단에 계속 남아줬으면좋겠다. 이승엽은 용병이 아닌 '우리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큰 신뢰를 나타냈다.이어 4번 타자인 이승엽이 기대 이상으로 잘 해주고 있다며 개막전 때부터 그의플레이에 대단히 만족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기요타케 단장과 일문일답.

--이승엽의 활약에 만족하는가. 언제 가장 큰 만족을 느꼈는가.

▲ 아주 만족한다. 만족감이 일반인들의 생각 이상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는 3월31일 요코하마와 개막전 때 많은 팬들 앞에서 선제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을 잘 하기가 힘들다.

사실 만족이라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홈런.타점 1위에 올랐을 때부터 이미 하고 있었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WBC때 이승엽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하라 감독은 선수들을 경쟁시켜 실력 위주의 선수들을 기용한다고 했었는데 이승엽은 WBC전에는 '아시아의 거포'였고 WBC 후에는 세계적인 거포로 성장했다. 세계적인무대에서 당당하고 압도적인 타격을 보인 이승엽이 4번을 치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기요타케 단장은 이승엽에 대한 칭찬을 하느라 입이 마를 정도였다. 그는 "WBC에서 돌아오는 이승엽을 공항으로 직접 마중 나갔는데 이미 이승엽이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WBC를 잊었다고 했다. 요미우리 선수로서 아직 성적을 올린 게 없다. 요미우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며 "이승엽의 그런 마음가짐이 너무 좋았고 개막전부터 그런 기대감을 가졌는데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WBC 격려금으로 우에하라 고지와 똑같은 1천만엔을 받아 이승엽이 상당히 놀랍고 고맙다고 했다.

▲ (이승엽의 발언은 처음 들은 듯) 요미우리 선수이기 때문에 우에하라와 똑같은 금액을 주는 게 당연하다. 우에하라는 일본이 WBC에서 우승하는 데 공을 세웠고 이승엽은 아시아 선수의 우수한 타력을 보여준 공이 있다.

--요미우리는 한국선수들의 무덤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승엽을 데려올 때 혹시걱정은 없었나.

▲ 이승엽은 예전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선수라고 생각했다. 이승엽은 입단할때 계약서 사인을 위해 한국에서 일본으로 직접 온 선수다. (대리인을 시키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선수도 드물다. 특히 부인(이송정씨)과 함께 입단식에 참석, '다른세계의 선수'라고 생각도 들었다. 이승엽은 상냥한 성격의 소유자다.

--이승엽이 지금처럼 꾸준한 활약을 보인다면 시즌 후 재계약할 의향이 있는가.

▲ 당연히 잡을 것이다. 선수 본인의 의향도 존중하겠지만 이승엽이 계속 우리선수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을 용병이 아닌 '우리 선수'로 생각한다.

다이에 호크스에서 뛰던 고쿠보 히로키가 요미우리 이적 3년만에 주장을 달았다.

성적이 아니라 똑같은 인간으로 요미우리에서 한 식구가 됐다. 이승엽도 그런 식으로 자이언츠에서 계속 남아주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승엽을 '스케토(助人.일본에서는 외국인 선수를 팀의 멤버라기 보다는그저 성적이 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으로 부른다)'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승엽을 스카우트 할 때 어떤 생각이었나.

▲ 지난해 일본시리즈에서의 맹활약이 인상적이었다. 신체가 강한 선수로 생각했고 지바 롯데에서 30홈런을 때렸다면 도쿄돔에서는 그 이상을 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요미우리의 4번 타자는 그동안 진루타, 번트와는 거리가 멀었는데 이승엽이작전 수행능력도 겸비했기 때문에 번트, 진루타 등 작전에서 폭넓게 기용할 수 있을것 같다.

이승엽은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단계다. 한국에서 활약 후 WBC를 거쳐 더 큰 선수가 됐고 지금도 더 커가고 있다.(외국인 선수와 일본 선수 사이의) 벽이 생길 수도 있으나 이승엽은 그것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강한 몸과 마음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요미우리의 돌풍이 거세다. 올해 성적은 어떻게 예상하나.

▲ 목표는 우승이다. 하라 감독은 요즘도 "우리 팀은 강팀이 아니다. 강한 야구를 하려고 할 뿐"이라고 말한다. 전망은 할 수 없지만 일본 최고가 되는 게 희망이다.

--요미우리 단장을 떠나 개인적으로 이승엽에게 바람이 있다면.

▲ 3할 타율, 40홈런, 100타점도 중요하나 팀을 위해 뛰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요미우리의 4번은 감독 뿐만 아니라 선수, 팬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하는데 이승엽은 그런 선수다.

특히 WBC 후 공항에서 내리면서 '벌써 다 잊었다'라는 식의 말은 우리 팀에서고쿠보나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만이 할 수 있는 얘기다. 우리는 기존에 두 명의 스타와 더불어 이승엽까지 힘 있는 3명의 선수가 생겼다.

기요타케 단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뭐든지 이승엽은 주장인 고쿠보와 똑같이대우하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요미우리 관련 상품은 고쿠보를 중심으로 내세운 것만 39개 품목로 가장 많다.

/도쿄=연합뉴스

출처 : http://news.stoo.com/news/html/000/497/3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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